2018. 09. 05 플레이로그입니다. 시나리오 스포일러 주의해주세요.
개변 요소가 많습니다.
-------------------------------
play time 3:30
KPC :: 베로니카 발렌타인
PC :: 에이드
-------------------------------
이 플레이는 하나의 긴 역할극입니다.
탐사자는 키퍼의 묘사에 얼마든지 끼어들어 반응해주시고, 하고 싶은 행동을 선언하고 묘사하세요.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설국(雪國)
KPC: 베로니카 발렌타인
PC: 에이드
...
..
.
당신은 어느 조용하고 편안한 기차 안에 앉아있습니다.
어제 눈이라도 내린 것인지, 창밖의 세상은 온통 새하얗게 물들어 있습니다.
설국이라고 표현해도 좋지 않을까요.
지나다니는 사람 없이 새하얗게 물든 산과 들 야트막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당신은 고요하다는 표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정갈하고 고요한 겨울 풍경이군요.
...
당신이 앉은 객실은 특실인 것 같습니다.
좌석은 넓고, 좌석과 좌석 사이의 거리도 제법 확보되어 있습니다.
의자를 뒤로 젖힌다든지, 발을 조금만 움직여도 앞좌석을 차게 된다는지
그런 문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네요
잘 밀폐된 객실이라 그런지, 기차 특유의 소음은 적습니다.
어쩐지 잠이 오는 것 같은 진동과 귀마개가 필요 없는 약한 소음 정도입니다.
...
기차 내부는 세련되고 세심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왕족들이 사용할만한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가구들 하나 하나 가격이 제법나갈 것 같습니다.
기차 내부가 우아한 만큼 주 조명조차 간접조명 형식이라 그런지 기차 안은 약간 어둡습니다.
아니, 창 밖이 환한 것일지도요.
이런 상황은 당신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인가요?
[자유롭게 롤플레이 해주세요!]

기차가 철교를 건너는 동안 얼어붙은 강 위로 펼쳐진 새하얀 설원에
이따금씩 마른 갈대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습니다.
숨을 죽이고 볼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군요.

(여전히 밖의 풍경의 황홀함에 빠져 있다 기차 안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고풍스러운 기차 안은 자신에겐 익숙한거기에 신기할 것도 없었지만 한번 기차를 둘러볼까?)
특실처럼 보이는 객차입니다.
50에서 60석 사이로 보이는 좌석에는 1/3정도의 사람들만 타고 있습니다.
일부는 일행과 탔는지 목소리를 낮춰 대화를 나누고 있고,
어떤 사람은 의자를 한껏 뒤로 젖혀 자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 저 아름다운 설원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당신이 기차 안을 한바퀴 돌아봤을 쯔음,
창가 쪽 자리에서 설국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이 문득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안녕하세요. 풍경이 참 좋네요."

창밖이 환해서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나긋한 말투는 보기 드물죠.
처음보는 사람일까요?
상대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잠시 시선을 돌려 창 밖을 바라봅니다.
"좋은 영감이라... 그림을 그리신다던가, 글을쓴다던가.. 아니면. 작곡이라도 하시나봐요? 영감이라는 말은 잘 안쓰잖아요."

(무엇때문일까 상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밝은 눈의 요정들이 빛나는 상대의 얼굴을 가린 모양이니 그냥 넘어가야 되는 거겠지...?)
눈의 요정들은 열심히 힘을 낸 모양이에요
"작가요? 흐음... 멋있어보인다라. 글쎄요. 살인사건이나 빙수나.. 그렇긴한데. 오묘하게 둘 다 아름답다와는 멀지 않나요? 저는.. 이 밖을 보면 아름답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던데."
상대는 창 밖을 보던 시선을 거두고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써먹는다라, 그런걸두고 직업병이라고 하던가요? 멋진 경험이라... 아. 글쎄요.. 좋아한다면 좋아하는거겠지만... 역시 좋아한다기 보다는 그냥 감탄이여서요. 당신은요? 저 아름다운 설원이나 조용한 열차. 좋아하나요?"

"고맙다면 다음에 맛있는거라도 사줄래요? 하하, 아 그런것도 나쁘지 않죠. 그만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시간이 빨리 가기도 하구요."

"좋아요. 그 말 무르기 없기에요? 가고 있는 곳이요? 글쎄요.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당신의 갸웃임에 따라 고개를 기울이면서도 조금 오묘한 말투입니다.
상대와 당신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저 멀리 앞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이것저것이 섞인 좋은 냄새가 납니다.

냄새의 진원지는 잘 디자인 된 철제 카트를 끌고 있는 진한 남색 제복 차림의 승무원입니다.
승무원은 나직하게 사람들에게 물어보고는 뭔가를 카트에서 꺼내주고 있습니다.
옆에서 상대가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입을 엽니다.
"아마도 음료나 가벼운 다과 서비스를 주고 있는 모양이에요."
"이 열차는 서비스가 좋다고 하던데, 꽤 기대되네요."

승무원은 당신의 손짓에 금방 앞까지 다가옵니다.
"저희 열차는 특실 고객 여러분들을 위해 최상의 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음료나 스낵이 준비되어 있는데, 혹시 필요하신 것 있으신가요?"

승무원은 따라 밝은 미소를 띄우며 카트를 뒤적거려 안에 있는 메뉴판을 건넵니다.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파클링 워터와 크루아상 샌드위치
2) 석류알로 장식된 생과일 파르페
3) 레드와인 한 잔과 올리브, 포도알을 올린 카나페
...................

승무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트 안에서 먹음직스러운 파르페를 꺼내고, 상대는 가만히 턱을 괴고 있다가 같은걸로요- 라고 답합니다.
조금 기다리면 당신과 상대 앞에 석류가 올라가 있는 파르페가 놓입니다.
"맛있겠네요..!"

"그러네요... 그만큼 정성이 담겼다는거겠죠? 사람들이 괜히 맛있다고 떠들어댄게 아니였나봐요."
그렇게 말하고는 상대는 한 입 파르페를 넘깁니다. 그러곤 만족스럽다는 듯 다시 한 입 더 넣고 있습니다.

한 입 먹어보면 정갈하면서도 다채로운 맛이 혀 위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나갑니다.
풍성하면서도 깔끔한 맛과 좋은 향기, 이런 것을 완벽함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음.... 웃고 있었을려나요? 아, 그러고보니 통성명을 안했군요. 저는 -..... 라고 해요. 당신은요?"
상대는 먹던 것을 멈추고 당신을 빤히 바라봅니다.

왠지 입맛도 그렇고 우리 꽤 잘 맞는... 친구가 될..지도 모르지만요! 응!
"에이드.... 편한대로 불러요.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으니까요. 아, 뜬금없지만... 여기 석류 보니까 생각난건데 페르세포네 이야기 알아요? "

"맞아요. 지하에 있는 석류 한 알을 먹어서 지상을 돌아가지 못했다고 하죠..."
"그런 일을 당한다면 정말로 억울했을거에요. 고작 한 알이였으니까요."

정말로 싫지만 말이예요. 죽는 거.
"자유하나 없이 그 지하에 갇혀있게 된다면... 하아, 상상하고 싶지도 않네요..."
"그러고보니... 작가든 작곡가든 시인이든 죽음에 관한 것을 표현할 때 그 사람이 죽음을 어떻게 직면하는가에 대한 것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본 적 이 있어요."
"당신이 쓴다는 책...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좋아요. 기대되네요. 책 제목은 정했나요? 알려주면 나중에 꼭 사서 읽어보도록 할게요. ..악수회같은걸 한다면 참가해보도록 하고..?"
상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작게 웃습니다.

"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마무리 짓게 된다면 무척 뿌듯하겠네요. 오랫동안 고민한 결말이라고.. 진행중인..? 음... 직접적인 경험을 적는거라면 그만큼 애정도 담겼을 것 같고..."
당신이 시선을 돌린 그 때일까요?
갑자기 뒷 자리에서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납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면, 어떤 사람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벌떡 일어서 있습니다.
생각보다 덩치가 크고, 어깨를 들썩이며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요..."
"잠깐, 진정하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시끄러워!!!"
격분한 사람은 부들부들 떨면서 외칩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격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는 그런 당신의 팔목쪽 옷자락을 잡아 조심스레 당겼습니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분을 식히지 못한 사람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습니다.
가장 가깝게 앉아 있었으니, 운이 나빴네요.

그 사람은 성큼성큼, 혼란스럽고 격정적인 발걸음으로
당장 당신들에게 손을 올릴 수도, 혹은 윽박지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아니,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언제나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행동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의 분노를 가라앉히거나,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에이드, 근접전투 다이스

Value: | 75/37/15 |
Rolled: | 59 |
Result: | Success |
에이드는 능숙하게, 덩치의 사람을 제압했습니다. 덩치는 몇번 저항을 하는 듯 하지만 금방 포기하고는 태도를 누그러뜨립니다.
"아니, 그게.. 말이 돼요?"
"우리가...그게. 그럴리가 없잖아..."

"말..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고..."
"인정할 수 없어... 나도... 당신도.."

제압당한 사람이 중얼거리고 있으면. 누군가 불렀는지 뒤늦게 승무원 두세 명이 달려옵니다.
그러고는 저항이 덜한 사람을 양쪽 팔에 끼워 체포하듯 데리고 나갑니다.
"죄송합니다 손님. 어디 다치지는 않으셨나요?"

"멀쩡하시다니 다행이에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가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 때 다시 격분한 사람이 몸부림을 쳐서, 승무원은 말을 하다 말고 급하게 나갑니다.

상대를 찾으면, 자리에 앉아 가슴께에 손을 올려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계속 당신을 보고 있던 것인지 시선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당신이야 말로, 괜찮아요? 승무원이 나가고 표정이... 안 좋던데."

"......"
상대는 말없이 당신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엽니다.
"간혹,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열차에 타는 사람이 있다고 했어요."
"당신처럼요..."
...
그래요.
언뜻 들었던 승무원의 말과 옆자리의 상대의 말로 미루어보아
당신은 죽은 것입니다.
갑자기 이렇게 죽었다고 말해봤자, 설득력이 있을 리 없잖아요…
하지만
이 이상한 열차는?
이상하도록 아름다운 설국의 풍경은?
밑도끝도 없이 여기 앉아있는 당신은?
마치 추위처럼, 어쩔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온 몸으로 밀려들고 소름이 돋습니다.
에이드, 이성 다이스

Value: | 75/37/15 |
Rolled: | 19 |
Result: | Hard |
SAN -2
충격을 받은 것 같은 당신을 보고 상대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신을 안정시키려고 합니다.
"혹시 당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하고 계시나요?"
아이디어 판정입니다.
[어려움이상]

Value: | 60/30/12 |
Rolled: | 27 |
Result: | Hard |
..당신은 죽음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주변은 꽤나 춥고, 시끄럽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누군가의 비명소리나..
탕-!
하고 울려퍼지는 총소리들이
...
..
.
타오르는 건물들
버려진 빈 총탄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면
익숙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윅슬럼, 릴리, 파블로프, 크레센트....
그리고… 총을 겨누고 있는 다른 누군가.
총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려 가슴께를 바라보면
새빨간 피가
당신의 손을 타고…..
……………….
………
…
이 야속한 결말은, 누군가 이미 예상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그 모든게 점점 멀어집니다.
.....................

상대는 당신의 말에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누구나.. 죽음의 순간에는 항상 혼자죠."
이것은 당신의 죽음입니다.
심지어 직접 체험한 죽음이죠.
말을 하면 할 수록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몰려듭니다.
죽음의 순간은 어땠나요?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조금 억울하네. 응.
...
정말로 '죽어버린' 그 이유를 떠올린 당신
에이드, 이성 다이스

Value: | 73/36/14 |
Rolled: | 95 |
Result: | Fail |
: =
rolling 1d6
()
1
1
SAN-1
당신의 두려움을 옆에서 지켜보며 상대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상대는 불편하지 않게, 하지만 따뜻하게 당신의 어깨에 손을 얹고 천천히 두드립니다.
"죽음에 대해 떠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겠죠."
"하지만... 사랑하는 것들도 분명히 있으셨을 거 아니에요?”
“당신이 이야기 했던 동료들... 이라던가."
“당신이 지나온 길들도 있고"
“이루고자 했던 목표나"
“그리고 당신이 남긴 이야기들.."
“분명... 모두 아끼고 사랑했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생각하는걸거에요."
“당신의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이였나요?"

우리 멍멍이 폴스.. 나 죽었다고 울진 않았나 걱정도 되네. 페브도 분명 폴스 옆에서 내 시신도 못 보고 울고 있진 않으려나. 릴리도 파블로프도 크레센트도 같이 있겠지. 모두 죽어버린 날 바라보고 있을거야.
그래. 우리 제로도 있겠지. 가장 서럽게 울면서 화내고 있겠다.. 사과해야하는데. 어쩌지. 말도 못 해주겠네..
얘기하다보니 조금 나은 것 같아. 그 아이들 대신 내가 죽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고.. 나쁘지 않네. 내 목숨 대신 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지.
그래.. 난 괜찮아. (그러면서도 의자 깊숙히 몸을 파묻어) 엄청 괜찮아.
가만히 듣고 있던 상대는 손을 뻗어서 당신의 한 손을 조심히 쥐었습니다.
"분명...그 동료들도 당신을 무척 좋아했을거에요."
"그러니까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프다면 아파해도 괜찮고... 슬프면 슬퍼해도 괜찮고...."
"에이드가... 떠안고있지 않았으면 해요."
그러곤 쥔 손을 조심히 토닥입니다.

나쁘지 않네. 그래.. 정말로 나쁘지 않아.
고마워. 나 달래주려고 토닥여주는거지? (아까보단 한결 나아진 표정이지만 여전히 예쁘게 웃는 낮은 아니였다. 토닥여주는 당신의 손에 다른 제 손을 얹고는 고개를 끄덕여) 나 정말로 괜찮아.
"강하다고 해야할지... 무모하다고 해야할지...그런점에 이끌린 사람들일까요. 동료들은."
상대는 작게 웃으며 제 손에 올려진 손을 보고는 작게 웃습니다.
조금은.. 익숙한 웃음소리 알까요?
…………………….
"창 밖을 보세요. 여전히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상대는 당신의 주의를 돌리려는 듯, 풍경 이야기를 꺼냅니다.
"에이드, 당신이 없는 이 세상은 아름답고 평온해요.”
"이렇게 조용한 세상에서 영원히 평온해지고 싶다고 해도 이해해요.”
"세상은 언제나 잔인했고, 고통스러운 일이 가득했으니까요."
에이드, 관찰력 다이스

Value: | 80/40/16 |
Rolled: | 83 |
Result: | Fail |
(예쁜 풍경이 참 이쁘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제대로 알 순 없지만..."
"결코 행복만을 추구할 수는 없었겠죠."
"마피아에게 해피엔딩은 안어울리기도 하고"
오묘한 표정이 된 상대는 창 밖을 바라봅니다.
당신은 따라 창 밖을 바라봅니다.
창밖의 풍경이 아까와는 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열차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열차의 소음도 아까보다 조금 더 커졌습니다.
좀 더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도 섞여들고 있고요.
"더 빨라지고 있군요... 시간이 없어요."

"이제 종착지가 멀지 않았어요."
상대는 저 멀리 보이는 어두운 설산을 흘끔 턱짓합니다.
둥글게 휜 강을 따라 길게 휜 철길 저 멀리 앞에, 설산이 보이고 어두운 터널이 보입니다.
"...저건 터널이 아니에요."
잘 보면, 그것은 그냥 어두운... 어둠입니다.
이 새하얀 풍경의 흩날리는 눈발이 그 어둠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가 본능적으로 기대하는, 영원한 안식이 저 앞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하. 그런 것 까지 아쉬워 해줄줄은 몰랐는데."
"이름같은건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잖아요?"

"그런가요..?"
"...으음.. 그럼 자주 불러줄걸 그랬네요."

"이름이 좋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보면 보스가 내 이름이 된 느낌도 들고 그래서 그래! (무슨 논리인가)
"푸흐흐...."
"오래 지냈나보네요. 거기서"

"..."
"..이 설국은 아름답고 평온하죠.”
“... 정말로.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그대로 앉아있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당신이 말한대로 후회가 남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우리는 아직..."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를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당신은 이제 눈 앞의 상대의 이름을 기억해낼 수도 있습니다.
상대는, 아니, 베로니카는 당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웃고 있습니다.


베로니카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지만 저 앞에서 명백하게 기다리고 있는 영원한 안식에 대한 두려움 역시 숨길 수 없는 모양이에요.
두렵고, 무섭고, 하지만 당장이라도 당신을 꽉 끌어안고 위로하고 싶은 표정으로.


..이제 선택의 순간이에요.
보스... . 그래요 보스는 죽었죠.


열차의 속도는 이제 미친 것 같습니다.
주변 풍경은 설국은커녕 채 형체조차 갖추지 못한 검은 얼룩과 흰 빛의 소용돌이처럼 변해가고 있고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는 두꺼운 차체와 창문을 가르고 귀를 뚫어버릴 듯이 요란하게 주변을 메워버리고 있습니다.
아무도 일어설 엄두조차 나지 않는 속도로, 열차는 돌진하면서....
검은 어둠을 향해 뛰어듭니다.
정신적인 것인지, 물리적인 것인지 알 수 없는 충격이 온 몸을 강타합니다.
5량? 6량쯤 되는 기차의 맨 앞 부분이 어둠에 충돌한 것입니다.
여태까지의 고요함이 이상할 정도의 소음이 온 몸을 뒤흔들어놓고 있습니다.
저 앞에서부터 열차는 검은 어둠에 먹혀들어가면서 바스라집니다,
새하얀 먼지처럼, 흩날리는 얼음가루처럼, 아니면 이곳을 모두 덮어버린 흰 눈송이처럼...
그래요, 설국의 일부가 되는 거에요. 그리고 아주, 아주 평온할 겁니다.
놀랄 만큼의 소음 속에서도 베로니카의 목소리는 이상하도록 또렷하게 들립니다.

이것이 마지막 선택지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나요?


귀가 멀 것 같은 굉음 속에서, 존재를 뒤흔드는 충격과 진동 속에서 손을 맞잡는 순간
어느새 당신의 객차에까지 죽음같은 어둠이 몰려듭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텅 빈, 시간도, 공간도,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어둠입니다.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숨이 막혀옵니다.
너무 끔찍하게 비어있는 어둠이에요.
당신이 너무 늦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온 몸이 산 채로 갈려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대로라면 온 몸이 부서져버리겠다는 생각에 당신은 필사적으로 눈을 뜨려고 하지만…
온 몸이 너무 무거워요.
눈꺼풀 하나 깜박이는 것조차 너무 힘듭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이대로 박살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인사도 없이 헤어지게 되는걸까.
당신은 많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
"...스..!"
"제....눈을....."
"보스....!"
왜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귀울림이 너무 심해서 잘 들리지 않지만, 분명히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당신은 굳게 잡은 손의 온기에 의지해서, 필사적으로 눈을 뜨려고, 몸을 제어하려고 합니다.
잠깐, 잡은 손이요?
누구 손을 잡고 있었더라?
그 온기가 현실과 당신을 연결합니다.
온 몸이 부서지는 것처럼 아프지만, 그래도, 천천히, 당신은 눈을 뜹니다.

눈을 뜨면, 베로니카의 얼굴이 온 시야에 꽉 차도록 들어옵니다.



베로니카는 당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애써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당신이 방금 집어삼켜질 뻔 한
영원한 이별에 대한 두려움 역시 숨길 수 없는 모양이에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으로 눈물이 가득 고인 눈. 두렵고, 무섭고, 하지만 당장이라도 당신을 꽉 끌어안고 위로하고 싶은 표정.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이 기억하던 그 죽음의 순간, 그 직후의 상황입니다.
조금 달라진거라면, 당신에게 총을 겨눴던 사람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는 점일까요?

총을 맞았었죠. 그러나 심장이 아닌 허리에서 뜨거운피가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

죽는다...

조금..조금만 참아요 보스. 사람들 불렀으니까
아 정말 계속 말해요! 그러다 진짜 가면 어쩔려고요!




죽어버리면.. 이렇게 죽어버리면 원망만 하다가 귀신되서 찾아갈거니까요!
죽을 생각 하지도 말라고요. 알았어요?

아, 그리고... 내 새로 쓴 소설 말이야... 제목 정했다고 알려줘.. 살아나면.....


결국 주인공이 죽는 내용이야...

고개를 들면… 천천히,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눈발은 지금은 약하지만, 곧 두껍게 펑펑 내릴 것 같습니다.



멀리서 달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엉망진창이지만...
모두 익숙한 얼굴이네요.
"허억..헉... 보스으!"
"폴스 뛰다 넘어진다."
"하핫~ 뭐야? 혼자서 1:16이라도 한거야?"
"보스으으으!! 너무 무리한거아니에요?"
"무리하는건 정말 못말린다니까.."
"차는 앞에 가져왔으니 빨리 가도록하지."


아파.. 피가 없어......
경악한 표정의 사람들이 다가와서는 차안에서 응급처치를 할만한 것들을 꺼내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준비된 차 안에서 잔뜩 물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눈이 멈추지 않고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이 설국이 되어버리겠지요.
하지만 아까와는 달라요.
평온하게 모든 것을 끝내주는 휴식이 아니라,...
약간 힘들고 지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나서 웃을 수 있는 휴식.
자꾸 눈이 감깁니다...

한숨자도... 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억지부리면서 눈 또랑또랑 뜰 생각 말고!
치료하면 곧장 자야해요. 알겠죠?

방금 전의 혼란스러운 기억은 뭘까요.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환상일까요.
둘 다 현실? 아니면, 둘 다 환상?
당신은 현실과 피안을 넘나드는 혼란스러운 환상 속에서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아니,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정도 있습니다.
당신의 소설 속 그 주인공의 결말은
분명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END :: 우리의 소중한 당신을.
...
..
.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책 속의 인물이 되면 어떨까 하고.."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
'* TRPG > *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c]커플링룸 -식물조- (0) | 2018.09.13 |
---|---|
[coc] 비를 맞이하는 밤에 -이바노프홀리,강이현- (0) | 2018.09.08 |
[coc] SUBURBIA -아이반워커,잭다니엘발렌타인- (0) | 2018.09.03 |
[coc] 닐스 야드 세 블록 앞에서 만나 -마퍄즈- (0) | 2018.08.25 |
[coc] unending ending ~이 호랑, 에이프릴, 티코 폴리트~ (0) | 2018.08.19 |
2018. 08. 31 플레이로그입니다. 시나리오 스포일러 주의해주세요.
개변 요소가 많습니다.
-------------------------------
play time 4:30
KPC :: 잭 다니엘 발렌타인
PC :: 아이반 워커
-------------------------------
[SUBURBIA]
Could be playing hide and seek from home?
KPC : 잭 다니엘 발렌타인
PC : 아이반 워커
------------------------------
당신이 눈을 뜨면 그 곳은, 아, 넓고도 넓은 마을입니다.
잠이 들었던 걸까요,
머리가 조금 띵하고 무겁습니다.
지평선 너머로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담하고도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같은 간격으로 이 들판을 메웁니다.
당신은 도로 위에 자신이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 여기 있었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건 그것 뿐인가요?
‘나’는 누구인가요?
…..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아이반, 이성 다이스

...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찔하게 덮쳐오는 깊은 감각을 견뎌내기에는
몸조차 무겁고, 기운이 없습니다.
[아이반의 건강과 체력이 줄어듭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노을을 등지고서 나를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안녕, 아이반! 다시 여행을 시작할 시간이야.”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붉은 노을같은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처음보는 얼굴이지만… 어째서인지 낯익은 웃음입니다.
아 그래, 내 이름은…










아이반은 약간 휘청이며 일어섰습니다.
주변을 한번 둘러볼까요?

아이반, 관찰력 다이스

시골같은 풍경이 펼쳐진 마을 같기도 합니다.
어쩐지 조금 조용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살고 있는 마을일까요?

지나가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버려진 마을일까요?


으음~ 아닐껄? (고갤 기울이면서)


어디였더라...술집?


(손을 꼬옥 쥔 채로) 슬슬 날이 지겠네~ 잃어버리면 곤란하니까~
아이반, 건강 다이스

다시 한 번 아이반의 머리를 누군가가 치고 간 것처럼 아찔해옵니다.
다리에 그만 힘이 풀려 주저앉으면, 잭이 놀란 눈으로 뒤돌아봅니다.




조금 힘이 들지만 그래도 걷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집]
좁지만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할 정도의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고
이것저것 오래되어 낡았지만 아늑한 내부입니다.
방과 방의 구분이 따로 되어 있지 않은 구조로 닫혀있거나 해서 살펴보기 힘든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집 안을 둘러봅니다. 볼만한게 뭐가 있을까?)
둘러볼만한건
스토브 / 테이블 / 침대 / 화장실 / 창고
이렇게 있겠군요.


스토브
오래되어 낡아보이는 스토브 입니다.
녹이 슨 철제 스토브로 작동시키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테이블
테이블을 조사하면 순간 두통과 함께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눈앞이 흐릿해지고 제대로 무언가를 가늠할 수 조차 없습니다.
더듬거리는 손 끝에 액체가 든 유리병과 동그란 무언가가 닿습니다.
무엇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습니다.
이 현기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삼켜야만 합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확인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한입 베어 뭅니다.
시큼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고.
잘 익은.. 라임입니다.
새어나오는 과즙이 목의 갈증과 허기짐을 달래줍니다.

유리병은 동그란 모양의 향수 입니다.
이런걸 마셨다간... 갈증이 더 심해졌을거에요.

아이반은 향수의 향을 맡아봅니다.
조금 강한 향입니다.
숲속이 느껴지는 상쾌한 향이 지나가면
새콤달콤한 향이 남습니다.
조금, 그리운 향이 납니다.

침대보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잘 살펴볼까요?

아이반, 관찰력 다이스

아이반은 잘 살펴보기 위해 침대를 이리저리 둘러봤습니다.
쇽, 하고 침대 아래를 보면
몽키 스패너가 하나 놓여져 있습니다.
...!!! (줍줍...!)
아이반은 몽키 스패너를 줍줍했다...!

변기 하나와 세면대가 있습니다

세면대에는 거울과 오래되어 낡아보이는 컵, 그리고 작은 비누가 놓여져 있습니다.

아이반, 관찰력 다이스

아이반이 거울을 살펴보면.. 뿌옇게 김이 끼인 것처럼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오래된 거울이라서 그런가.. 잘 닦이지 않는 것 같아요.



잭이 씩 웃으면서 배낭을 열어보면 안에는
[빵 두개, 생수 한 병, 휴대용 라디오]
이렇게 들어있습니다.





빵은 치아바타일까요?
조금 억세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좀 살것같네요~ 이제 다시 출발해야하나요?
[체력과 건강이 돌아옵니다.]



으쌰으쌰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와 도시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
이거 생각보다 꽤... 아니 엄청 멀어보입니다.
잭은 반쯤 접힌 눈으로 먼 도시를 바라봅니다.



술집에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어? (슥 아이반을 보고는)



[바]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경쾌한 풍등 소리가 들립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이라고는 없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아이반과 잭이 들어오는 소리에 사람들은 일제히 이쪽을 쳐다봅니다.
….쳐다본 것이 맞나요?
눈은 마주쳤나요?
알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 ....를…..해버렸어. ”
하고, 옆테이블의 대화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앉아 잭을 기다려볼까요, 아니면 따라갈까요?

잭을 뒤따라 가면 잭은 자연스럽게 바텐더와 즐겁게 대화하고 있습니다.

바텐더: 하하. 네 그래서 뭐라고 하셨었죠?

바텐더: 흐음... 당신은 그렇다 쳐도...
(아이반 흘끔봄)
저 자도?
쓸모 없을텐데.

바텐더: 여기는 그런걸 빌려주는 곳은 아닌데요.
애초에 여기를 나가려는 사람은 별로 없기도 하고.



바텐더: (아이반을 빠아안히 보다가 잭에게 시선을 돌린다.) 처음보는 기운인데. 신입인가요?
답은 알아서 찾으시죠.


바텐더: (곤란하다는 얼굴로) 그러고보니... 누가 며칠 전에 이 근처에서 큰 소리를 들었다던데.
사고라도 난 것 같더군요.
손님들 말에 의하면 요즘도 가끔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린다던데...
당신들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바텐더: (큼흠하고 일하러감)


바에서 나와 잭과 아이반은 바텐더가 알려준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꽤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길게, 아주 길게 말입니다.
멈춰버린 것만 같은 절경입니다.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마치 이것은,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공간인 것만 같습니다.
이곳은...어디인가요?
아이반, 이성 다이스

바텐더가 말한 곳까지는 꽤 걸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나무까지 가야하는거면, 10분쯤 걸리겠군요.


(뽀작뽀작!) (부지런한 아이반!)
열심히 걷다보면 멀지 않은 곳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3명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처럼 보이는 이들이 자동차 주변에 모여있습니다.
바에서 만난 이들처럼 모두 얼굴이 뿌옇게 보입니다.


아무리봐도 흐리멍텅하게 보일 뿐입니다.
아이반과 잭이 가까이 다가가면... 소년들은 호들갑을 떨기 시작합니다.
아이: 와! 얼굴이야! 나 열굴있는 사람은 처음 봤어!
신기하다~ 얼굴이야!

아이: 봐봐~ 얼굴 있는 사람이 잖아!


아이: 여기 마을 사람들은 다들 얼굴이 없잖아?
아이는 손가락으로, 아이반을 가르킵니다.
아이: 형도 없잖아?
...얼굴이 없다고요?
.... . .. 얼굴을 살펴볼만한게..

주변에 있는거라곤 자동차... 창문이나 사이드미러를 살펴볼까요?

아이반 창문에 손을 짚어 얼굴 쪽을 매만져봅니다.
뿌옇게 보입니다.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아이반은 자신의 얼굴이 그들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반, 이성 다이스

?
???

(아이반은...조금.. 예상..하고 있던걸까..?)
포커페이스는 그의 주특기입니다.
키퍼에게 포커페이스를 쓰면 못써요

(흠)

잭은 그 모습에 그저 방긋 웃어보입니다.
딱히 부정하지는 않는군요.
…
잭의 얼굴은 이렇게나 뚜렷하게 보이는데.
아이: (꿈벅꿈벅 보다가 그냥 따라 웃으며)

왜 잭은 보이는걸까요? (잭 보면서 갸웃)
아이: 응! 다들 얼굴이 없는걸!
도시에는 얼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가볼려고 했었는데~
뭐 난 봤으니까!
아이는 잭을 보고는 아이반과 같이 고개를 갸웃입니다.


아이: ? (따라 다른 방향으로 갸웃)

: 앗 그래서~ 형들은 어디 가는 길이야?
아이: (라고 아이가 말했다)


아이: 도시로 걸어가기엔 음~
나도 거기 가려다가 차가 고장나서 가지 못하고 있었거든.
음.... (잭 흘끔봄) 이 차 고쳐주면 빌려줄게!
얼굴 있는 사람 봤으니까 안가도 괜찮거든!


아, 이거 빌려줄까요? (줍줍한 스패너....?꺼내듬)

자동차를 고치기 전에 좀 살펴보도록할까요?

흔해 빠진 소형차입니다.
조금 손 보면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무언가... 낯이 익은 자동차네요.

(그러곤.... 보닛을 열어서.... 흠 한 얼굴로 보다가... 이것저것 마구 두드려본다....!)
잭은 조금 글러먹었어요.
엔진이든 뭐든 그저 통통...소리가 납니다.


(그저 웃음) 아하하~

몽키 스패너를 소지하고 있는 아이반은
보너스 다이스 1개와 20의 보정치를 받습니다.

아이반, 기계수리 흰색 다이스

...!

끼긱...끽.....
끼긱.....
아이반이 몽키스패너로 무언가 건들자
달달 거리는 엔진소리르 내며 차에 시동이 걸립니다.
옆에 있던 아이는 박수를 치며 기뻐합니다.




곰곰..........
열심히 생각해봐도...
역시 이름 말고는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기억? 이라기엔 애매하지만~
(킥킥 웃으며 운전석에 챡 앉는다.)

차에 탄 모습을 본 아이가 다가옵니다.
아이: 형도 꼭 얼굴을 찾길 빌게!

잭도 옆에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고... 챡하고 안전벨트도 합니다.

좋아~ 이제 밟아볼까!

아이반과 잭은 도시를 향해 달립니다.
여전히 멈추어버린 것 같은 노을지는 풍경.
고개를 돌려 잭을 바라보면 노을을 풍경으로 잭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아이반은 눈 앞에 섬광이 이는 것처럼 갑자기 흐려 집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당신이 차를 운전하며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 옆을 바라보고…
…
..
.
거기서 다시 정신을 차립니다.



어디보자~ 이름은 말해줬고~ 나이는 스물,, 몇이더라? 뭐 중간쯤 했던가? 엄청 유명한 전설의 검사에~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축복의 존재! 히어로!
뭐 그런사람이지? (고갤 돌려 눈을 맞췄다가 킥킥 웃었다)




광활하게 이어지는 직선의 도로 끝에
아지랑이 속에서 일렁이는 큰 건물들이 모인 곳이 보입니다.




아이반이 라디오를 키면 잠시 지지직거립니다.
주파수를 몇 번 조정 하자, 아름다운 미성으로 뉴스가 나옵니다.
《최근 ---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노리는 ---들이 늘어났습니다….》
아이반, 듣기 다이스

《이들은 돌아가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물어뜯어, 마치 음식물처럼 섭취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타인의 기억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착각한다면 진정한 자신은 영원히 소멸됨을 상기하여야 합니다.》
《기억 사냥꾼들은 주로 도심지의 사람들을 노린다고 하니, 모두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뉴스가 끝났는 지 이윽고 노래 하나가 흘러나옵니다.
뉴스가 나오는 동안 아무 말이 없던 잭이 중얼거리듯이 말합니다.

이건... 괜찮아..
그와 동시에 도시에 도착합니다.
[도시]



도착한 곳은 교외 지역과는 달리 하늘로 높게 뻗은 건물들과
어수선하고도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이반, 관찰 다이스

도시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잭처럼 얼굴이 존재합니다.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이 도시에서 소위 ‘얼굴이 없는 자’는….아이반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때 잭이 아이반의 머리에 모자를 푹 씌웁니다.

아 물론 내 얼굴 때문에 이미 눈에 띄지만 말이지? 하핫!



도시 안으로 들어가면
[ 중앙광장 / 뒷골목 / 상실보호센터 / 도서관 ]
정도가 눈에 띕니다.



[중앙광장]
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여러 [상가]가 앙증맞게 있고
상가 사이에는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분수]
분수 옆에는 가판대 하나가 보입니다.
분수 안으로 동전을 던져 넣으면 포춘쿠키를 주는 것 같습니다.

어때~? 한번 해볼래? (눈 반짝반짝)



아이반, 행운 다이스

퐁당! 분수 안으로 들어가자
포춘쿠키 하나를 건네줍니다.

포춘쿠키 안에 든 쪽지에는
‘빼앗아라,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볼 콕콕 찔러봄)


(주머니에서 나온 동전 슝 던져봄~)


잭에게도 포춘쿠키가!
뽀작뽀작 쿠키는 입에 넣고 신나게 쪽지를 펼칩니다

(우물우물) 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 더 나을지도?
라고 적혀 있네!


(방긋방긋 웃으며) 재밌었다~ 포춘쿠키도 맛있고!
다음엔 뭐할래? (반짝반짝)


[상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습니다.
배가 고픈건 아니지만 입에 넣으면 행복해질 것 같아요.

닭이나 소고기를 끼운 꼬치나, 빵에 잔뜩 무언갈 넣은 샌드위치, 간단한 음료도 팔고 있는 모양이에요.

아이반은....빈..털털이.....
아쉽게도.... 사먹을만한 돈이 없네요.
아, 그러고보니 잭은 돈이 있지 않았던가요?
주머니에서 동전이 나오는걸 보면..

(깔끔하게 포기한다!)
잭은 뭐 안먹어요~?



[포스터]
광고부터 찌라시, 경고문 등이 적힌 포스터가 다양하게 붙어있습니다.
조금 살펴보도록 할까요?

광고에는 <당신의 기억을 되찾아 드립니다! 상실보호센터!> 라는 글귀가 적혀 있고
경고문에는
《주의! 최근 기억 사냥꾼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얼굴있는 자들은 귀가 시》
《반드시 운송수단을 이용해주세요.》
라고 적혀있습니다.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흠.....
뭐, 지금 얼굴이 있는 것도 아니니
딱히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겠네요.



있을지도?

[뒷골목]
아이반, 듣기 다이스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아이반과 잭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서너명 남짓한 무리가 바닥에 주저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무리 중 그 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희미하고도 뿌옇게 일렁이는 얼굴에는 피가 튀겨지고
바닥에는 남자라고 추정되는 자가 쓰러져있습니다.
아이반, 관찰 다이스

쓰러진 남자의 얼굴은 짐승이 뜯은 것 마냥
너덜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아이반, 이성 다이스

SAN -1
주춤거리는 아이반의 모습을 발견한 수상한 이들은
아이반과 잭에게 달려듭니다.
아이반, 회피 다이스

아이반이 피할새도 없이 달려든 남자의 손톱에 팔목이 긁힙니다.


잭이 당황한 사이에 남자가 달려들려하자
소란스런 이쪽의 소리 때문인지 골목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커지자 놀란 이들은 도망갑니다.
아이반의 다친모습에 당황한 눈으로 잭이 다가옵니다.


아이반이 엄지척! 한 팔목을 타고 피가 주르륵.. 흐릅니다.
붉은 피.
순간, 아이반에게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
…
..
.
잠시 졸았던 걸까요?
두어번 눈을 꿈벅이면 뒤에서,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듭니다.
당신이 뒤를 돌면 보이는 것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정한 옷무새
그리고 고개를 들면, 호기심에 찬 초록빛 눈과 정리하여 넘긴 금발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요. 당신이에요.
“안녕하세요? 당신이 잭.. 다니엘 발렌타인이신가요?”
“정말 반가워요! 저는 아이반워커랍니다.”
그뒤로 맞잡은 손과 유쾌한 웃음소리가 이어집니다.
….
..
.
멀어지는 기억속에 손을 뻗으면
누군가의 온기가 맞닿습니다
…
아, 잭입니다.
걱정스레 바라보는 잭과 눈이 마주칩니다.

갑자기 쓰러지면... 진짜 크게 다친거야?


(잔뜩 고민인 얼굴로) 으음...



시야가 조금 뿌옇게 보이는 것 같지만..
그것말고는 이상이 없는 것 같네요.

어때, 일어설 수 있겠어?





[상실보호센터]
새하얀 벽, 새 하얀 가구의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병원과 비슷한 공간입니다.
안에는 [데스크]와 대기실, ‘직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문이 있습니다.


[데스크]
데스크에 다가가면 밝은 목소리로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입니다!”하고 직원이 인사합니다.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미성의 여인입니다.
데스크 위에는 안내책자, 태블릿이 있습니다.


안내책자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에! 잃어버리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나요? 』
『그럴 때에는 망설임 없이 상실보호센터에 방문해주세요!』
『당신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태블릿
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살펴볼까요?

: =
(To GM) rolling 1d100
()
69
69
(To GM) rolling 1d100
()
15
15
(To GM) rolling 1d100
()
88
88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촉진제 690만원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망각환 1500만원
형체도 남기지 않는다는 소멸과 880만원
... 터무니 없는 가격들입니다.
타블렛과 안내책자를 기웃거리는 아이반을 보고 있던 직원이 입을 엽니다.
직원: 안녕하세요.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직원: 흐으음......
흠......... (아이반 빠아안...)
손님께서는 유난히...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는군요!
손님과 같으신 분들께는 특별서비스로 샘플을 드린답니다!
라면서 무언가를 뒤적거리더니 안약같이 생긴 샘플을 아이반에게 건네줍니다.

직원: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촉진재에요~
(촉진제..)


이런걸로 기억이 되돌아 올까? (기웃기웃)

..
또 다시 아이반에게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
....
...
..
.
무수히 별들이 떠 있는 하늘
기분좋은 산뜻한 바람
타고 있는 모닥불 소리와 벌레소리가 조화롭습니다.
이렇게 잠들어버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누군가와 이리저리 떠들고 있던 도중이였는지
입가에 웃음이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잭,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모닥불에 비친 당신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평소에, 당신은 저런 표정이였을까요?
"우리는, 친구인가요?"
...
긴 침묵사이로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물론이지!"
유쾌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점점 멀어지는 웃음 소리와
벌레소리들을 뒤로 하고
....
당신이 다시 눈을 뜨면
붉은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옵니다.

(눈 앞에서 손 흔들흔들)

아~ (눈 깜빡)
하하하... 또 졸았나? 걱정했어요?

어,... 그냥 잠든것처럼 보여서?

후후. 어떻게 잊고 있었을까요~ 이 예쁜 기억을요!

흐음~... 그렇구나!
아이반, 관찰력 다이스

으음... 뭐지..
시야가 조금 흐릿한 것 같아요
그것말고는 다른 이상은 없는데 말이죠




다른 기억도 얼른 돌아왔으면 좋겠다!


직원: 네?


직원: (침착하게 경비불렀음)

척척척... 덩치의 사내 둘이 나타납니다.
"나가주셔야겠습니다."


덩치는 아이반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는지 잭을 번쩍 들어서
보호센터 밖으로 슝 던져 버렸습니다.


사이좋게 나와버리고 말았어요...
아이반, 잭 행운 다이스


그러나 둘은 화려한 덤블링과 낙법으로 멋지게 착지합니다


어...어.... 백점만점이네요!

(히죽히죽 웃다가 슥 둘러보고는) 그러고보니 슬슬 가야할 것 같긴한데!
마지막으로 한군데만 들렸다 갈까?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서가에 여러가지 책이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가1, 서가2, 서가3, 문헌자료실 로 나눠져 있습니다.


[서가1]
문학작품이 모여있는 서가인 것 같습니다.
볼만한게 있는지 좀 뒤적거려 볼까요?

아이반, 자료조사 다이스

으음....
한번 만 더...?

아이반은 유명한 소설이나 작은 시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흥미로운 주제는 아니네요

(다음 서고를 봅니다)
아이반이 팔랑팔랑 넘기면
그 사이에 있던 작은 쪽지가 툭 하고 떨어집니다.

‘빼앗아라,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다.’
..아이반이 보았던 포춘쿠키의 내용이네요.
..?
뒷면에 뭔가 쓰여져 있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당당히 소유할 자격이 있는가?’
라고 적혀있습니다.

다음 서가로 갈까요?

오컬트 관련 자료가 모여있는 서가입니다.
한번 둘러볼까요?

아이반, 관찰력 다이스

아이반은 미스테리 책 한 권을 꺼냅니다.
책 제목은 『망자의 여로』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p.
망각의 씨앗을 삼켜버린 불쌍한 이들이여
이 모든 것은 당연한 이치로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하고도 그야말로 운명이란 것.
2p.
기억하라, 그대는 망자이다.
망자란 생명이 끊어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생과의 연이 끊겼기에
그들은 자신이 생명이었을 때의 모든 기억을 잊어버렸다.
3p.
그야말로 無의 존재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은
서서히 ‘나는 왜 여기 있는 가’라는 사실 조차도 잊어버리게 되며,
여로 끝에 소멸한다.
소멸.
소멸.
소멸.
그야말로 사라진다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쩌면.
…
아이반, 이성 다이스

SAN -1
순간 아이반의 머리에 두통이 찾아옵니다.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주마등처럼 무언가가 스쳐지나갑니다.
아이반은 차를 운전하며 직선의 도로를 달립니다.
행복한 듯이 웃고는 아이반은 기억속의 자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나 이윽고
쾅
하고 큰소리와 함께 탐사자가 탄 차가 트럭에 부딪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집니다.
정신을 잃고 핸들 사이에 머리를 박고 경적이 계속해서 울립니다.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기 전, 기억속의 아이반에게 손을 뻗습니다.
뻗는 손은 아이반의 것이 아닙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백미러에는 다른 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누구인가요?
아니,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줄곧 곁에 함께 있었던.
그 사람은…
아이반은, 자신과 그 사람의 죽음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아이반, 이성 다이스

아이반은, 자신과 그 사람의 죽음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SAN-1
직후 아이반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흐릅니다.
잭은 지금 어디있는가- 하고 생각하면
갑자기 쿵하고 큰 소리가 서가 건너편에서 들립니다.

소리가 난 곳으로 다가가면 서가에서 난잡하게 떨어진 책들 사이로
머리를 부여잡고 당혹스런 표정으로 아이반을 바라보는 잭이 있습니다.



...
모르겠어...
나... 기억이 안나...

아이반, 관찰 다이스

잭은 혼란스러워 하나요?
아니면 슬퍼보이나요?
.....
모르겠어요.
잭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이래서는 돌려보낼 수가 없는데...


아니야. 나 어 음....
나 조금 쉬고 있을테니까
좀 둘러보다 올래?



다음 서고에는 역사와 관련된 책들이 많습니다.
둘러보려면, 관찰력 다이스

..한번 더?

아이반은 수필 한 권을 찾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p.
이 책은 나의 일기가 아닌 메모와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친애하는 나의 사랑
망자가 되어버린 클라라에게 쓰는 편지이다.
2p.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던 나에게 괜찮다 말하며 클라라는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완전히 얼굴이 없는 자인 나에게 그녀는 다정했다.
나는 기억한다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
금발의 긴 머리, 내가 투영되어 보일 정도로 새까만 눈, 웃는 모습이 예쁘던.
소위 말하는 얼굴이 있는 자였다.
3p.
내가 깨달은 것은 나는 망자―즉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것.
그들은 모두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생의 기억이 없는 자들은 얼굴조차 안개가 끼인 것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사람은 얼굴이 있는 자들 뿐이다.
4p.
몇가지의 기억이 돌아왔을 때 나의 얼굴도 점차 윤곽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럴수록 점점 클라라의 얼굴이 사라져갔다.
기우인가?
아니, 아니다.
클라라가 나를 위해 희생했던 것이다.
5p.
클라라의 얼굴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살아생전 나와 클라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내가 먼저 사고로 죽었었고 클라라는 뒤따라 자살했다.
그러나 죽었다고 생각한 클라라의 눈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는 것.
그 자는 이생으로 가는 배를 탈 때 뱃 값으로 그녀의 기억을 내고
그녀가 되살아날 기회를 나에게 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나는 어째서인지 그녀의 모든 기억을 받았다.
6p.
이제 나는 귀가하기로 한다.
도시 밖으로 나간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은 당신을 잊어버렸지만
나는 끝까지 기억할 것이다.
언젠가의 그녀가 이 책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
..
아이반, 아이디어 다이스

점점 잭의 얼굴이 희미해지는 것은
자신이 기억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문헌정보실로 향한다.)
[문헌정보실]
쾌쾌한 고문서들이 가득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둘러보려면, 관찰력 다이스

문서다발 사이에서 연구문서 하나를 발견합니다.
아까 전 수필과는 다른 필체입니다.
망자들은 타인의 기억을 빼앗으면 본래는 본인의 것이 아니기에
그 자는 그대로 소멸해버린다.
그러나 만일 같은 기억을 공유한 자의 기억을 훔친다면
함께 추억을 나눈 자의 기억이라면 결과는 달라진다.
훔치거나, 아예 뱃 값을 지불하는 자와 귀가하는 자가
서로 다른 사람임에도 생전 공유한 추억이 같거나.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망자와 함께 나가기 위해 억지로 기억 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가르쳐 주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결국 망자의 영원한 소멸을 가져온다.’
....
.........
아이반이 가지고 있던 라디오가 지지직 거리기 시작합니다.
살펴볼까요?

라디오를 꺼내 살피면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잭의 목소리입니다.










《...나는 누구지? 》
《너는 누구길래 나는 너를 이렇게 보고싶어 하는 거지?》
《모르겠어….》
《하지만 네 얼굴이 너무 보고싶어, 마지막으로.》
《네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러니 네가 나를 찾아와 줘.》
《자, 여행자야! 숨바꼭질을 하자!》
..와 같은 말을 끝으로 라디오는 끊겨버립니다.
이제 선택은 아이반의 몫입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나는 당신을 찾고, 당신은 나를 찾고... 그게 우리답잖아요?
꼭 찾아드릴게요, 잭! (라디오에 대답하듯 말하고는 잭을 찾으러 나선다.)
잭을 찾기 위해 도서관 밖으로 나가면
아까 전 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과 같았던 이들이.
그들의 얼굴이 사라져있습니다.
마치 교외에서 만난 이들처럼요.
얼굴 없는 이들 사이에서 아이반은
잭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이반은 어디로 향하나요?

아이반, 관찰 다이스

두리번 거리던 아이반은 쇼윈도에 비춰지는 자신의 얼굴을 봅니다.
뚜렷합니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러나 이 허무함은 무엇일까요.
중앙광장에는 얼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모르겠어요.
저기에 잭이 있는걸까?
아니면...
다른곳에..?

어두운 뒷골목.
전에 있었던 일들 때문인지 사람이 꽤 북적입니다.
그곳에서 아이반은.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져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이들 사이
아이반은 본능적으로 누군가의 손을 잡았습니다.
없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몰라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친구.
나의 소중한 영혼의 동반자.
손을 잡힌 잭의 얼굴은 이미 모두 사라져있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야?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의 친구...라고 할까요!

대단하네~!
앗 근데 이상하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은 난데!

당신은 나의 소중한... 영혼의 동반자예요.

영혼의 동반자..?
으음...음....
모르겠어! 기억이 안나는걸.
애초에... 난 내가...
어?

아무튼 영혼의 동반자라~ 멋있는걸!


모르면 안되는거야?

아뇨, 몰라도 괜찮아요.
당신은 언젠가 기억해내게 될 거고,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배웅...
배웅을 해야한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


음~ 모르겠지만 뭐어
중요한 일이라서그런거 아닐까?

그럼... 같이 갈까요?



하지만 나는 얼굴이 없는걸
나가는건 얼굴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으니까
(잡고 있는 손을 꼭 쥐었다.) 배웅하게 해줄거지?


바보라서 그런가봐! 하핫~








잭은 아이반의 말을 듣고 배에 오릅니다.
이제는 아이반의 것이 된 기억이 잭을 밖으로 내보내줍니다.
영문도 모르는 눈물이 잭의 눈에서 흐릅니다.
아이반은 멀어지는 배를 향해 손을 흔들어줍니다.
놓칠 수 없습니다.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왜인지 점점 더 뚜렷해지는 잭의 얼굴을 놓치기 싫습니다.
잭은 이제 현실을 살아가겠지요.
순리대로 입니다.
잘 한 일입니다.
아이반은 또 다시 이곳을 홀로 여행하다 끝내, 소멸될 것입니다.
언제 닥쳐올 미래일지는 모르겠지만
두려운 것은 또 다시 잭을 잊는다는 것.
하지만 괜찮다고
이것으로 만족합니다.
END :: 당신이 기억해준다면
…
..
.
누구였을까?
나의 손을 잡은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
'* TRPG > *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c] 비를 맞이하는 밤에 -이바노프홀리,강이현- (0) | 2018.09.08 |
---|---|
[coc]설국(雪國) -에이드,베로니카발렌타인- (0) | 2018.09.06 |
[coc] 닐스 야드 세 블록 앞에서 만나 -마퍄즈- (0) | 2018.08.25 |
[coc] unending ending ~이 호랑, 에이프릴, 티코 폴리트~ (0) | 2018.08.19 |
[coc] 내일의 밤하늘 초계반 -두애봉,백이찬- (0) | 2018.08.16 |